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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개념과 도입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by kj9924 2025. 4. 3.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로, 기존 화폐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CBDC는 지급결제 효율성, 금융 포용성 확대, 통화정책의 효과성 제고 등의 이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금융 안정성, 사생활 보호, 민간 금융과의 관계 등에서 다양한 도전과 과제를 수반한다. 본문에서는 CBDC의 개념, 도입 배경,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책적 고려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CBDC의 정의와 도입 배경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로, 물리적인 현금(지폐와 동전)의 디지털 대응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민간이 발행한 암호화폐와는 달리, 국가가 법적 통화를 디지털화한 공식적인 화폐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CBDC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소매형(retail) CBDC**, 다른 하나는 금융기관 간 결제를 위한 **도매형(wholesale) CBDC**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소매형 CBDC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으며, 국민이 직접 중앙은행과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도 검토되고 있다. CBDC가 주목받게 된 배경은 다양하다. 첫째, **현금 사용의 감소**다. 전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이 급감하면서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도 자체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둘째, **민간 디지털화폐의 확산**이다. 스테이블코인이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자체 화폐 발행(예: 페이스북의 디엠 프로젝트)은 중앙은행의 통화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CBDC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셋째, **금융 포용성과 결제 인프라 개선**이다.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 고령층 등이 보다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결제 수단으로 CBDC가 논의되고 있다. 넷째, **통화정책의 효과성 제고**다. 기존의 금리 정책은 상업은행을 통한 간접적 전달 구조를 갖고 있지만, CBDC를 통해 중앙은행이 직접 통화량 조절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처럼 다양한 배경 속에서 세계 주요국들은 CBDC 연구 및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실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CBDC 도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CBDC의 도입은 금융 시스템과 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다층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지급결제 효율성 향상**이다. 기존의 카드 결제, 계좌 이체, 현금 인출 등은 중개기관을 거치며 수수료와 처리 시간이 발생한다. 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제 비용이 낮고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다. 둘째, **금융 포용성 확대**다. 은행 계좌가 없는 금융소외계층도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CBDC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보다 많은 국민이 공식 금융 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다. 이는 소득 재분배 효과를 강화하고, 비공식 경제를 양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셋째, **통화정책의 직접적 운용 가능성**이다. 중앙은행은 CBDC를 통해 통화량을 정밀하게 조절하거나, 특정 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 지급(헬리콥터 머니)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된다. 이는 기존 금리 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넷째, **디지털 경제 인프라 강화**다. CBDC는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DLT), 양자암호 등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하므로, 관련 산업의 발전과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면, 몇 가지 경제적 부작용도 예상된다. 첫째, **은행 예금의 이탈 위험**이다. 국민이 중앙은행이 발행한 CBDC를 직접 보유하게 될 경우, 상업은행의 예금 감소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금융중개 기능 약화, 유동성 부족, 대출 축소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사생활 침해 우려**다.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국민의 거래 내역이 과도하게 감시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거래 익명성 보장 여부는 향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변수 중 하나다. 셋째, **사이버 보안 문제**다. CBDC는 디지털 환경에서 운영되는 만큼, 해킹, 데이터 유출, 시스템 장애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보안 체계와 사고 대응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넷째, **국경 간 자본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다. CBDC가 국제 거래에서 사용될 경우, 기존 외환 체계와 충돌하거나 자본 통제 시스템에 혼란을 줄 수 있다. 특히 주요국 CBDC 간의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처럼 CBDC는 경제 전반에 걸쳐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도구인 동시에, 신중한 설계와 단계적 도입이 요구되는 고위험 정책이기도 하다.


CBDC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정책적 고려사항

CBDC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제도 설계의 균형성 확보**다. 금융 안정성과 사생활 보호, 거래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 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실증적 연구와 기술 테스트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이중 계좌 모델 도입 검토**다. 중앙은행이 직접 국민과 거래하는 방식보다는, 상업은행이 중개 역할을 하면서 CBDC를 운영하는 이중 계좌 모델이 일반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금융중개 기능을 보호하면서도 중앙은행의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절충안이다. 셋째, **법적·제도적 정비**다. 기존의 통화 정의, 지급수단, 금융규제, 개인정보 보호법 등과 CBDC 간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하며, 새롭게 발생할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비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국제 협력 강화**다. CBDC는 국경을 초월하는 금융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IMF, 주요 중앙은행 등과의 공조가 중요하다. 글로벌 규범과 상호운용성 확보는 향후 CBDC 확산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다섯째, **시민의 수용성과 신뢰 확보**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접근성 향상, 개인정보 보호 정책 등을 통해 국민의 불안 요소를 줄이고, CBDC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소통 전략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CBDC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서, **화폐의 본질**, **금융의 미래**, **국가 주권**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거대한 경제 정책이다. 이에 대한 접근은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전략과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책의 유연성과 기술적 안전성이 동시에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