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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개념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by kj9924 2025. 4. 8.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기존 법정통화를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통화 수단으로, 금융포용성 확대와 지급결제 효율성 향상 등의 장점을 갖는 반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본문에서는 CBDC의 개념과 필요성, 주요국 추진 사례, 경제적 효과와 정책적 고려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CBDC의 개념과 도입 논의의 배경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로, 물리적인 지폐나 동전이 아닌 전자적 형태로 존재하며, 국가의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공식적인 통화다.

이는 기존의 전자화폐나 민간 암호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그 가치를 보증한다는 점에서 통화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다.
또한 CBDC는 실시간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고, 거래 추적이 용이하며, 비용 절감과 금융포용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CBDC 논의는 크게 두 가지 축에서 출발했다.
첫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민간 디지털 자산의 확산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통화 주권과 통제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둘째는 현금 사용 감소와 비대면 금융 확대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을 혁신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자결제가 급속히 확산되며 디지털 화폐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의 도입 여부와 방식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와 실험에 나서게 되었다.

한국은행 또한 2021년부터 CBDC 모의실험을 실시하며, 기술적·법적 기반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단계적 도입을 염두에 둔 전략을 수립 중이다.

 

CBDC의 유형, 장단점, 그리고 경제적 파급 효과

1. CBDC의 주요 유형
도매형 CBDC(Wholesale CBDC)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금융기관 거래에 사용하는 형태로, 대규모 자금결제와 청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소매형 CBDC(Retail CBDC)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형태의 디지털 화폐로, 일상적인 소비, 송금, 공공서비스 결제 등에서 법정통화처럼 사용된다.

2. CBDC의 도입이 가져오는 장점
지급결제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
CBDC는 실시간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며, 중개 기관 없이 중앙은행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절감된다.

금융포용성 확대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이나 농어촌 지역 주민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 통화에 접근할 수 있어 금융 소외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비상 상황에서의 유동성 공급
CBDC는 금융위기나 자연재해, 전염병 등의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빠르게 직접적인 현금성 지원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현금 사용 감소와 비용 절감
지폐 및 동전 발행, 운반, 보관 등의 비용이 줄어들고, 위조 및 도난 위험도 감소한다.

통화정책의 정밀성 향상
CBDC를 통해 이자율을 부여하거나 사용 범위를 제한할 수 있어, 중앙은행이 직접 민간의 소비·저축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3. CBDC 도입에 따른 위험과 부작용
금융중개기능 약화
시중은행의 예금이 중앙은행으로 이전될 경우 은행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대출 여력이 위축되어 금융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
모든 거래가 기록되고 중앙은행에 의해 관리될 경우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사이버 보안 리스크
CBDC 시스템이 해킹이나 기술적 결함에 노출될 경우, 대규모 금융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경 간 자본 유출입의 불안정성
디지털 통화는 빠르게 이동 가능하므로, 변동성이 클 경우 외환시장 불안이나 통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4. 주요국의 CBDC 추진 현황
-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e-CNY)를 이미 시범 도입하고 일부 도시에서 실사용을 확대 중이다.
-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개발을 위한 기술 실험과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미국은 '디지털 달러' 연구 단계에 있으며,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금융시스템 영향 등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 한국은행도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시범 유통 단계로의 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CBDC 도입을 위한 정책적 고려사항과 향후 과제

CBDC는 단순한 결제 수단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통화 정책, 금융 구조, 개인정보 보호 등 다차원적인 논의를 필요로 하는 혁신적 제도 변화다.
이에 따라 도입을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 전략이 요구된다.

1. 이중 구조(중앙은행-시중은행) 모델의 설계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되, 유통과 관리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중개하는 '이중 구조' 모델이 제안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의 금융중개 기능을 유지하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2.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시스템 강화
사용자의 거래 정보는 보호하면서도, 자금세탁이나 불법 거래는 방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
강력한 암호화 기술, 인증 시스템, 법제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3. 법적 기반 정비
CBDC는 기존 통화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다양한 법체계와 충돌할 수 있으므로, 명확한 법적 지위를 정립하고 운영 주체의 권한을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4. 민간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
CBDC 도입은 기존 결제 인프라와 충돌이 아니라 보완적 관계로 설계되어야 하며, 핀테크 기업,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통합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5. 국제 공조 체계 구축
국경 간 거래와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이 필요하며, 디지털 통화 간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

6. 단계적 도입과 국민 수용성 제고
CBDC는 한 번에 전면 도입되기보다 시범사업, 제한적 유통, 사용성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점진적으로 확산되어야 하며,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위한 교육과 홍보도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CBDC는 미래 화폐 시스템의 혁신을 이끌 잠재력을 가진 제도이지만, 그 설계와 운용은 정교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경제 안정성과 금융 포용,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안전성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CBDC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